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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세월호 희생자들 聖母께 의탁”

이태훈 기자 허윤희 기자 공동취재단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8-15 15:13

[한국 첫 대중행사… 大田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세월호 유족 보듬은 교황
유족이 들고 전국 돈 십자가 "바티칸으로 가져가겠다" 약속
"세례받고 싶다"는 한 아버지에겐 "16일 교황청 대사관으로 오세요"

-조수미 "꿈 이뤘다"
"그분 앞에서 노래를 하다니…"

"비! 바! 파! 파!"(Viva Papa·교황 만세) 5만명 넘는 사람들의 외침이 한목소리가 돼 울렸다. 자리에서 일어선 사람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종이 챙모자를 쓰고, 교황의 얼굴과 '당신과 함께 예수님을 따릅니다!'라는 글이 새겨진 흰 손수건을 흔들었다. 새벽 4시 입장을 시작한 신자들은 교황을 만난 기쁨에 긴 기다림의 피로도 단박에 잊은 듯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에 따라 파도타기를 하고, 다 같이 팔을 들어 하트를 만들기도 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웃고 환호했다. 교황의 한국 일정 중 첫 대중 행사인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린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 오전 10시 19분 경기장에 도착한 교황은 싼타페 무개차에 타고 10분간 경기장 트랙을 한 바퀴 돌며 신자들을 만났다.


<▲ 꽉 찬 대전 월드컵경기장 -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가 열린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빈틈없이 꽉 메운 5만여 신자가 교황의 퍼레이드에‘비바 파파’(교황 만세)를 연호하며 환호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

◇"젊은이여, 기쁨을 되찾으십시오"

10시 48분 입당 성가 '서로 사랑하십시오'(김현주 시몬 곡)로 미사가 시작됐다. 교황이 남북 화합을 뜻하는 색동 무늬와 순교 정신을 상징하는 거적 덮개로 꾸며진 제대 앞에 서자, 경기장 안에는 고요가 흘렀다. "젊은이들이 기쁨과 확신을 되찾고, 희망을 빼앗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망의 표징으로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성모님의 은총을 간청합시다." 교황은 이탈리아어 강론을 통해 "복음이 주는 희망은 외적으로는 부유해도 내적으로 고통과 허무를 겪는 사회 속에서 암처럼 자라나는 절망의 정신에 대한 해독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미사 중 시각장애인과 필리핀 출신 근로자, 어린이, 남녀 신자 각 1명 등 5명이 교회와 세계평화, 정치인, 굶주리는 사람들, 민족 화해 등 다섯 가지 주제로 기도했다.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 노하성(9) 어린이는 "학교에서 하던 것보다 더 열심히 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30만 대전교구 신자가 마음을 모아 바친 묵주기도 등을 기록한 백자 단지를 채화칠기함에 담아 영적 선물로 교황에게 드렸다.

◇조수미 "교황 앞 노래, 꿈만 같다"

교황 입장 전에는 가수 인순이와 성악가 조수미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남미에서 순교한 예수회 선교사들을 그린 영화 '미션'의 주제가 '넬라 판타지아'를 부른 조수미씨는 "많은 무대에 서봤지만 교황님 앞에서 노래한다고 생각하니 3일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가장 존경하는 분 앞에서 노래하는 꿈을 이루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세월호 유족 위로 -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중 교황이 눈물 흘리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삼종기도'를 통해 "특별히 '세월호'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와,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기도했다.

세월호 유족을 만난 교황은 유가족 순례단이 전국을 돌 때 지고 다녔던 십자가를 바티칸으로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교황을 만난 유가족 순례단의 한 아버지는 교황에게 "2년간 예비신자였는데 세례를 받고 싶다"고 말해 16일 아침 주한 교황청 대사관에서 세례를 받을 계획이라고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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